지난 6일 오전 전남 강진군 마량면 신마항. 이재인(61) 강진항운 노동조합장이 양식장 부표가 떠 있는 바다 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2016년 3월 완공된 항구가 7년 이상 방치되고 있어서다. 이 조합장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왔던 항만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떠난 항구”라고 말했다.
신마항은 전남도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비 250억원을 받아 건설한 연안항이다. 당초 강진과 제주를 오가는 화물선을 운항하겠다던 계획이 빗나가면서 무용지물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신마항은 선박이 오가는 주요 항로에 양식장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화물선 운항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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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건설 중인데…여객선 항로에 양식장 승인
신마항은 2010년 12월 접안시설 180m, 화물부두 170m 규모로 착공했다. 5년 3개월여에 걸친 공사 후 2017년 10월 개항했으나 곧바로 암초를 만났다. 항만건설이 한창이던 2015년 화물선 뱃길 주변에 지자체가 어업권을 인정해준 게 화근이었다.
강진군과 인접한 장흥군은 2015년 6월 어민 요청에 따라 기존 8㏊ 규모였던 어업권 해역을 20㏊로 확장 승인했다. 이어 완도군도 같은 해 9월 기존 21㏊이던 어업권 구역을 45㏊로 늘렸다. 신마항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4㎞ 거리인 이곳엔 미역양식장이 들어섰다.
결국 신마항에선 2017년 10월 8일 3000t급 화물선이 첫 취항을 했으나 21일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지자체별 어업권이 설정된 해역을 피하려면 ‘ㄱ’자 운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항만 건설 전 400m이던 항로 간격도 어업권 확장 ...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6989?cloc=dailymotion